허영구의 모란공원 열사열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전태일의 발자취를 따라

미디어 데모스 2020. 10. 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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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올해는 전태일 열사 분신 50주기입니다.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 정비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영구 평등노동자회 대표와 함께 전태일 열사의 발자취를 따라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활동했고 분신했던 평화시장을 찾았습니다.

 

이곳 전태일 다리에 전태일 동상이 모셔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전태일 열사 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2층에서 온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다음에 1층으로 내려오셔서 쓰러지셨습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지켜라”라는 구호도 외치시고 몇 차례 일어났다 다시 쓰러진 뒤 분신 현장에서 메디컬센터, 지금의 국립의료원으로 실려 가셨습니다. 

본래 이 분신 현장 건너편에서 기준법 화형식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고 플래카드 등을 설치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열사께서 평화시장 2층에 올라가셔서 솜으로 된 잠바에 불을 붙이고 1층으로 내려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쓰러지셨고요. 그 현장에 이제는 기념 동판이 남아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현장을 표시한 기념 동판

그리고 그때 풍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전에 평화시장에 두 개의 다방이, 은하수다방과 명보다방이 있었는데 은하수다방은 없어지고 명보다방은 지금도 현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인은 바뀌었습니다만.

전태일 다리 위에 놓인 전태일 열사 동상은 2005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전태일 열사 동상 주변에 4,800여 개의 동판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 동판에는 노동자들과 여러 시민사회 노동 단체들이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이야기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 동상이 모셔져 있는 다리는 버들다리인데, 이제는 ‘전태일 다리’라고도 함께 불리고 있습니다.

 

2005년 전태일 다리 위에 세워진 전태일 열사의 동상

그럼 전태일 열사가 모셔져 있는 모란공원으로 가보겠습니다. 

이곳은 전태일 열사가 잠들어 있는 전태일 열사 묘소입니다. 우리가 마석 모란공원, 마석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공원, 묘소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만, 전태일 열사를 빼놓고는 마석 모란공원을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반세기 전에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면서 평화시장에서 온몸에 불살라 산화해 가신 전태일 열사가 이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모셔진 전태일 열사

그리고 전태일 열사는 단순히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외침과 여공들의 아픔과 고통을 전한 노동 열사를 넘어서서 이 땅의 민중해방 또 민족민주 열사들의 뜻을 다 포괄해서 설명할 수 있는 그런 분입니다.

그리고 50년 전에 엄혹했던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그리고 개발독재 시기에 노동 착취와 억압을 뚫고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주장했던 전태일 열사 정신이 오늘날에도 역시 그것이 지켜지지 않아서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고 또 지금도 노동자들이 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미완의 해방이고 아직 전태일 열사 정신을 계속 이어나가야 되는, 그런 정신을 이어받아서 투쟁해야 되는 그런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전태일 열사 묘역에 있는 비석은 1988년에 삼동친목회와 청계피복노조가 합심해서 세운 것입니다. 여기에는 많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과 전태일 열사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1988년에 삼동친목회와 청계피복노조가 합심해서 세운 전태일 동지 추모비

그래서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진 그다음 해에 세워진 비석에는 1,000만 노동자라고 표시되는데, 지금 세월이 30여 년이 지나서 이 땅에 노동자가 2천 5백만 명에 달할 정도로 노동자 수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고 하는 그런 현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일이 11월 13일인데, 민주노총은 11월 13일 전후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창립한 지 25년이 지났습니다만, 민주노총은 창립기념일에 노동자대회를 여는 것이 아니라 전태일 열사가 분신해서 돌아가신 날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정도로 전태일 열사 정신은 오늘날의 민주노총 운동, 민주노총의 정신적 토대, 투쟁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 많은 노동자들이 이곳을 찾아서 전태일 열사를 참배하고 또 투쟁을 결의하고 또 민주노조를 만드는 약속을 하는 그런 공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을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님을 위한 행진곡 국악 편곡 Ver. (다큐 '밤은 노래한다' 미공개 영상) https://youtu.be/jj-SB5zeJ94

*국악편곡: 이경섭 / 대금: 신경호 / 가야금: 정현정.이세련 / 아쟁: 노시선.김소영 / 거문고: 박보경 / 해금: 박선희

 

기획: 류증희, 허영구

출연: 허영구

촬영: 미디어 데모스

편집: 류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