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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이 아닌 돌봄, 간병할 자유 feat. 아빠의 아빠가 됐다

미디어 데모스 2020. 10. 1. 09:20

 

커넥티드의 안효상입니다.

 

조기현의 책 <아빠의 아빠가 됐다>는 아빠가 갑자기 쓰러져 보호자가 되고, 돌봄을 고스란히 떠맡은 스무 살의 청년이 말 그대로 절망하면서, 더욱 가난으로 떨어지면서 돌봄을 형벌처럼 느끼면서도 자신과 세상에 대해 눈길을 놓지 않았기에 나온 글입니다.

 

돌봄이 형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부일 수 있고, 돌봄을 받는 사람도 돌봄을 하는 사람도 동등하고 자유로운 시민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미국의 흑인 시인 랭스턴 휴즈는 “사람들이 당신을 돌보고, 당신을 위해 울 때, 그들은 당신의 영혼을 맑게 해준다”라고 말합니다. <아빠의 아빠가 됐다>의 저자인 기현은 작은 보트 하나에 의지해서 호랑이와 사람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영화 장면을 떠올리며 “호랑이가 없었다면 난 지금쯤 죽었을 것이다. 난 녀석을 보며 긴장했고 녀석을 돌보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었다. 구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돌봄은 지금 형벌이기도 합니다.

 

톨스토이가 던진 질문,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히기도 했고, 우리에게 삶의 근거를 주기도 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돌봄이라는 말과 행위로 교차하는 여러 측면을 살펴보면서 톨스토이의 질문이 떠오르는 것은 우리가 제대로 사는 게 너무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빠의 아빠가 됐다>는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대답 또한 우리의 말과 행동에 있을 것입니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님과 <아빠의 아빠가 됐다>라는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가난의 경로를 탐색하는 청년 보호자 9년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을 통해 형벌이 아닌 돌봄과 간병할 자유, 시민 되기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기획: 안효상

출연: 안효상, 신지혜

촬영: 미디어 데모스

편집: 류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