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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어디로 가는가?

미디어 데모스 2020. 9. 30. 14:43

유튜브에 올린 날짜: 2019. 12. 6.

 

1. 이 영상에 사용된 사진들은 경찰의 홍콩이공대 진압이 이루어지던 기간에 찍은 것들입니다. 16일부터 18일까지 짧은 기간 동안 1200여 명이 넘는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최루탄이 발사되었고, 물대포, 음향대포 등 다양한 시위진압 장비가 등장했습니다.

 

2. 홍콩 시위대가 모여 있는 다양한 텔레그램 채널들에는 경찰들의 잔혹한 폭력에 대한 증언과 증거들이 매일매일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런 폭력을 행사한 경찰들이 처벌받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합니다. 또한 경찰들은 주변에서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고무탄을 겨누는 등 매우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시위대와 시민들의 경찰 폭력에 증오감은 점점 더 커져가는 듯했습니다. 경찰을 놀리는 표현부터 경찰과 그 가족에 대한 증오의 표현들까지 다양한 구호들이 등장했습니다.

 

3. 몇몇 시위대에게 홍콩 시위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번 시위가 실패할 경우 홍콩이 중국처럼 될 것”이다. “물리적 폭력이 대결하는 건 슬픈 일이지만 평화적 목소리에 대해 정부는 듣지 않는다.”

 

4. 홍콩 시위는 슬픈 싸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홍콩 시위는 더 나아지기 위한 싸움이라기보다는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5. ‘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길거리에 쓰인 구호 중 하나입니다. 이 기간에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 해산’이라고 홍콩이공대를 사태를 평가했습니다.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는 ‘공포에 지지 않는 용기’가 아닐까 합니다.

 

6. 시위대 취재를 위해 이것저곳을 돌아다니다가 한 여성에게 물었습니다. 시위대(protester)가 어디에 있느냐고. 그분은 “폭동자(riot)들을 못 봤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여성분은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이었습니다. 홍콩과 중국 본토의 간극은 ‘시위’와 ‘폭동’ 만큼이나 멀어 보였습니다.

 

기획: 양희석

사진: 양희석

편집: 양희석